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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생물학

용암 지형 생물 보호 법제 현황

by mint224 2025. 9. 11.

서론: 불의 땅 속에 깃든 생명

용암 지형1

 

용암 지형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환경으로, 현무암 평원, 용암 동굴, 화산재 토양 등으로 구성됩니다. 인간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곳은 놀라운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화산 토양에서 뿌리를 내린 선구 식물, 용암 동굴 속 박쥐와 곤충, 고립된 섬에서 진화한 고유종까지, 용암 지형은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광 개발, 도시 확장, 광물 채굴 등으로 인해 이 생태계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법제화를 통해 용암 지형과 그곳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제적·국내적 법제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용암 지형의 생태적 가치

1-1. 토양과 식생

용암 지대는 처음에는 생명이 살기 힘든 불모지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화산재와 현무암이 풍부한 미네랄을 공급하여 비옥한 토양으로 변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끼, 지의류, 관목이 먼저 정착하며, 점차 다양한 숲 생태계로 발전합니다.

1-2. 동물 서식지

용암 동굴과 균열은 박쥐, 조류, 곤충의 서식처가 됩니다. 특히 용암 동굴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희귀 무척추동물이나 고유종이 살아가는 피난처 역할을 합니다.

1-3. 지구과학적 연구 가치

용암 지형은 지구 내부 활동과 생태계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현장 실험실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경관이 아니라 과학적·생태학적 자산으로서 보호 가치가 큽니다.


2. 용암 지형 생물의 위협 요인

  • 관광 개발: 용암 동굴 탐험, 트레킹 코스 조성 등이 늘어나면서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습니다.
  • 채굴과 건설: 화산암은 건축 자재와 산업용 원료로 활용되며, 무분별한 채굴은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 외래종 침입: 고립된 용암 지형은 외래종에 취약합니다. 예를 들어 하와이의 화산 지대에서는 외래종 식물이 토착 식생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 기후변화: 극심한 기후 변동은 고유종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3. 국제적 법제 현황

3-1.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도

갈라파고스 제도,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아이슬란드의 화산 지대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국제적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 각국은 관광 개발을 제한하고, 생물 다양성 보전을 우선시하는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3-2. 생물다양성협약(CBD)

1992년 발효된 CBD는 용암 지형을 포함한 특별 생태계 보존을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자국의 고유종을 보호하고, 생물자원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이익 공유(ABS, Access and Benefit-Sharing)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3-3. 람사르 협약

습지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람사르 협약은 일부 화산 지대 습지에도 적용됩니다. 용암 평원에 형성된 일시적 호수와 습지는 희귀 조류의 서식처로 지정되어 보호받습니다.


4. 주요 국가별 법제 현황

4-1. 미국

  •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법을 통해 하와이 용암 지형과 그곳의 생물을 엄격히 보호합니다.
  • 국립공원 내에서는 채집, 채굴, 상업 개발이 법적으로 금지됩니다.
  • 하와이 고유종 보호를 위해 외래종 반입도 엄격히 통제됩니다.

4-2. 아이슬란드

  • 아이슬란드는 국립공원법과 자연보호법을 통해 화산 지대 전반을 보호합니다.
  • 화산 분화구, 용암 동굴 등은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어 채굴과 개발이 제한됩니다.

4-3. 일본

  • 일본의 아소산, 후지산은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화산 지대의 고유 생물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관리됩니다.
  • 화산재 토양에서 자라는 고유 식물과 용암 동굴 내 희귀 곤충을 보호하는 조항이 포함됩니다.

4-4. 한국

  • 제주도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국내 문화재보호법과 자연공원법에 의해 보호됩니다.
  • 동굴 출입은 허가제로 운영되며, 특정 구간은 학술 연구 목적 이외에는 접근이 금지됩니다.

용암 지형2


5. 법제 운영의 한계와 과제

법제가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 관광 수익 vs. 보존: 지역 사회는 관광 수익을 위해 개발을 원하지만, 이는 보존 원칙과 충돌합니다.
  • 감시와 집행 부족: 법은 있지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불법 채굴, 무단 탐방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기후변화 대응 미비: 현행 법제는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생물 다양성 손실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합니다.
  • 국제 협력 한계: 용암 지형은 국경을 초월한 생태계일 수 있지만, 국가별 법제가 달라 협력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6. 향후 보완 방향

  •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 방문객 수를 제한하고, 수익을 보존 활동에 재투자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첨단 기술 활용: 드론, 위성 모니터링을 통해 용암 지형 파괴와 불법 활동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 지역 공동체 참여: 주민이 보존 활동에 참여하고, 생태관광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 국제 공동 관리 체제: 유네스코, CBD, IUCN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합니다.

결론: 불의 땅을 지키는 법의 힘

용암 지형은 단순한 화산 지질이 아니라, 독창적인 생물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계입니다. 각국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법제를 마련해 왔으며, 국제 협약과 세계유산 제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광 개발과 기후변화, 자원 채굴이라는 위협 앞에서 기존 법제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법적 보호 장치 강화, 지역 사회 참여 확대, 첨단 기술 도입, 국제 협력 심화를 통해 용암 지형의 생물 다양성을 지켜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보호를 넘어, 인류 전체가 지구의 귀중한 자연유산을 지켜나가는 공동의 책무입니다.

 

용암 지형3